#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회사 임직원 할인 혜택을 이용해 서울의 5성급 호텔로 친구들과 호캉스(호텔+바캉스)를 가려다 포기했다. 휴가철로 접어드는 7월에 이미 선점된 날짜를 피해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다음달 일정임에도 염두에 뒀던 날짜들이 이미 차 있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 이달 휴가를 내고 미국 시카고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기로 한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항공권 비용을 당초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더 내야 했다. 이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전인 2019년에는 직항 왕복항공권을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130만원대에 구입했는데 올해는 가격이 3배가량 뛰었다. 그나마 직항보다 50만원 정도 아낄 수 있어 샌프란시스코 경유 항공권을 택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후 맞는 첫 여름을 앞두고 이처럼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출입국 규제 완화와 함께 몇년 만의 해외여행에 나서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호캉스 등 국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해외항공권 가격 비싸다 비싸다 해도… 예약 '폭증'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
2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항공권 예약건수는 전월(4월)보다 74% 뛰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1533.7% 폭증했다.
일본 정부가 오는 10일부터 해외 관광객에게 빗장을 풀기로 하면서 일본 항공권 예약건수가 전월보다 289.7% 치솟았다. 인기 여름 휴양지인 동남아 지역 항공권 예약도 135% 뛰었다. 해외 입국 시 7일 자가격리가 면제된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예약이 증가한 대양주(증가율 132%)와 미주(22.9%), 유럽(22.2%) 역시 전월보다 예약건수가 늘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여행 소비심리와 국제선 항공권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 넘게 가지 못한 해외여행에 대한 보상심리가 이연소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홈쇼핑에서 선보인 해외여행 패키지 방송에선 한 시간 만에 100억원어치가 넘는 주문이 접수되는 사례가 줄을 잇기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증했지만 여객 공급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할인 항공권이 줄어든 데다 국제유가 강세에 유류할증료 부담까지 더해진 탓이다.